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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의회에서는 이날중으로 곧 기념 동상 건립 발기 위원회가 조직되 덧글 0 | 조회 159 | 2021-04-12 18:15:19
서동연  
평의회에서는 이날중으로 곧 기념 동상 건립 발기 위원회가 조직되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대책과 방안들이 일사천리로 결의되어나갔다.아니나다를까, 드디어 어느 날 원장의 첫 사업 계획이 드러났다. 그러나 원장은 상욱이 상상했던 것보다도 좀더 엉뚱한 위인 같았다. 원장의 사업 계획은 주정수처럼 벽돌 공장을 세우자든가 집을 짓자든가 하는 것이 아니었다. 새로 길을 뚫거나 공원을 만들자는 것도 아니었다.출소록기작업은 언제나처럼 하루도 예정에서 어긋남이 없이 정확하게 진행되어나갔다.그쯤 낭패를 보았으면 너는 이제 손을 떼고 물러서는 것이 좋을 게다.하지만 대열 쪽에서는 그래도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연설이 끝나고 나도 대열은 미동도 없이 새 원장의 다음 거동만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머리 위까지 치솟은 늦여름 태양볕을 그 거대한 침묵의 덩어리는 무섭도록 끈질기게 견디고 있었다.상욱은 입 속에 침이 말랐다.“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하지만 그 원장에게선 물론 아직 명확한 해답을 구할 수가 없었다. 원장이 아무리 자신 있는 장담을 한다해도 그것은 아직 신용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에게선 기다리는 일밖에 없었다.4월 1일 마침내 윤해원과 서미연의 결혼식날이 다가왔다.결혼식날 아침날은 기대했던 대로 남해안 특유의 따스하고 화창한 봄날씨를 보이고 있었다. 산간을 뻗어 돌아간 황토길들은 밤사이 함성처럼 피어난 벚꽃 무리로 하여 불을 켠 듯 환하게 뚫려나가고 있었고, 벌판을 휘돌아 어우러져나가고 있는 보리밭의 푸르름은 바야흐로 한창 봄의 약동을 합창하고 있는 듯했다. 십자봉을 비껴 흐르는 하늘은 정봉의 소나뭇가지보다도 드높았고, 섬을 휘감아 돌아간 득량만의 물빛은 어느새 그 선뜩선뜩하고 암울스런 겨울빛을 말끔히 벗어버리고 있었다.결혼식은 12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식장 치장이나 잔치 진행 계획 같은 것은 전날까지로 빈틈없이 준비가 다 끝나 있었다. 완충지대 중간에 세워진 두 사람의 신접 살림집도 전날까지 이미 안팎이 깨끗이 정돈되어 있었다. 거식 후의 신혼여행도
“그래요. 내 이젠 그렇지 않아도 그걸 말씀드릴 참입니다. 그건 다름아니라 바로 그 편지 속에 말한 공동 운명이라는 것이었어요. 상욱이란 사람 그러니까 그 자신이 그것을 말하고서도 이번에도 그는 그 말의 뜻하는 바를, 그 공동 운명이라는 것이 이 섬의 자유와, 자유로써 행함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짐이 없는 고질적인 퇴행 현상들과의 관계는 깊이 보질 못하고 말았던 셈이지요. 그리고 내게만 그것을 묻고 있었지요. 아까 그 믿음이 생길 수 없었던 이유 말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절대의 믿음이란 궁극적으로는 작자가 말한 그 운명을 같이할 수 있는 데서만 생길 수 있는 것이었단 말입니다. 작자가 즐겨 쓰는 그 천국이라는 것을 두고 생각하면 이해가 더욱 쉽겠지요. 내가 꾸민 천국을 믿지 않으려는 이유, 나의 동기나 천국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유, 섬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성실한 봉사를, 나의 선의와 노력을 자기 도취적인 동정으로만 폄하하려는 이유, 그 모든 이유는 결국 이 섬 원생들과도 같은 운명을 살아갈 사람이 아니라는 것 때문이었지요. 상욱이란 사람이 비록 그는 섬을 떠나 있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이 섬의 운명을 살고 있노라는 그런 운명이번에는 아예 일그러진 입 하나를 제외한 모든 감각 기관을 상실한 환자들이었다. 네 팔다리와, 눈, 코, 귀가 하나도 성해 남아 있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코와 귀와 눈들이 흔적도 없이 짓물러버린, 흡사 옷에 싸인 살덩이 한가지의 모습들이었다. 못하고 듣지 못한 지가 오래 되어 입을 열어도 사람의 그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괴상스런 소리들을 내고 있었다.그러던 이정태 기자에게 마침내 기회가 온 것이다.하지만 노인은 끈질기게 참고 있었다.언덕 아래선 그 사이 면회 시간이 다 끝난 모양이었다. 철조망 양쪽으로 사람들이 다시 천천히 갈라져나가고 있었다.“무엇 때문에 동료를 죽이려 했나?”원장은 비장하게 호소했다.“원장님께선 그럼 섬으로 다시 오셔서 믿음을 구할 수가 있었습니까. 이 섬과 섬사람들의 운명을 함께 살아오시면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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